시범경기, 꼴찌보단 1등이 확실히 낫다
지난시즌 역대급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보냈던 한화 이글스가 시범경기에서 3연승을 하며 신선한 바람을 주고 있다.
특히 수베로 감독이 내세우는 극단적인 시프트가 족족 들어맞는 신묘한 느낌을 받고 있다.
그동안 감독을 맡았던 김성근,한용덕 역시 탄탄한 수비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부임 초기엔 효과를 줬을지 몰라도 부임말기엔 다시 도로아미타불이 되기 일쑤였는데, 메이저리그에서도 주루,수비 관련한 능력으로 마이너리그감독을 몇십년간 먹고 메이저리그 주루코치까지 해본 인물인지라 기대해볼수 있을지도?
라고 계속해서 속는다.
한편 똑같이 시범경기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강력한 팀이 있었으니..
다름아닌 봄데 자이언츠.
유망주들이 괜찮은 활약을 보여주고 상수로 생각한 자원들도 그에 걸맞는 활약을 보여주며 당당히 전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허문회 감독이 공언했던 4강 공약이 현실화되는가?
하지만 결국 시범경기고..
양팀 모두 1위에 서로가 있다는것에 대해 불안함을 감추진 못할것이다.
이러니저러니해도 kbo 구단들에게 만년하위권으로 의식되는 구단이다 보니, 아무래도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해도 이것이 좋은 성적으로 넘어간다고 단언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시범경기로 모든것을 판단하면 안된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고 어느정도 증명된 사실이다.
당장 시범경기 1위를 기록한 롯데 자이언츠의 정규리그 우승경험은 없으니까.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1위를 한다고 해서 정말로 하위권으로 곤두박칠한다는것도 확정적인것은 아니다.
당장 봄데,시범데라고 비아냥받은 저 사진에서 최근의 우승경력중 2005년을 제외한 4번의 시즌 모두 롯데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005년도 8팀중 5위라는 성적을 기록했고.
이미 1위와 10위를 비교한다는것부터가 무언가 잘못된거같아보이긴 하나..
KT의 등장 이후 시범경기 순위들을 보면, 1위팀이 우승을 한적이 없긴 하다. 더군다나 2016년부터 3년간 우승팀이 9위-10위-9위를 하는 불상사까지 일어났고..
하지만 시범경기에서 잘하는게 좋은게 아니어도 못하는게 나쁜게 아니라는 뜻은 아니다.
그나마 시범경기 1위가 가을야구에 간적은 2번이라도 있지, 시범경기 꼴찌팀이 가을야구에 나간적은 단 한번도 없다.
1위보다 순위가 높았던 적도 꽤 있다지만 2016년의 롯데는 온갖 악재가 터졌던 삼성보다 단 한계단 더 위에 있었을 뿐이고, 2017년 삼성도 비슷했다. 2018년엔 KT가 9위를 했음에도 시범경기 꼴찌를 한 NC가 무난하게 정규리그도 꼴찌를 차지하며 kt보다 더 밑에 있었다.
당장 작년만 해도 알지 않는가.
한화 이글스는 작년 팀들과의 연습경기 6경기에서 모조리 이기지 못하는 일을 겪었고, 여기서 활약한 선수가 없어 청백전에서 활약한 선수들을 믿어야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역대 최저 타자WAR, 18연패, 3할의 승률.
청백전때 맹활약을 펼쳤던 장민재와 유장혁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긴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는건 아니지만,
진다고 해서 시범경기라고 위안할 여유는 없다고 본다.
또한 시범경기는 유망주들이 시즌 전 1군엔트리에 진입하고 싶다는 시위를 할수있는 유일한 도구이기도 하다.
3연승을 달리는 팀답게 현재 1군행 시위를 펼치고 있는 선수들이 있는데, 그 선수들은 유장혁과 김민수.
1군에서 뛴적이 거의 없어 퓨처스리그까지 샅샅이 훑는 팬들이나 구단의 헤비팬이 아니라면 모를수도 있겠지만, 퓨처스리그에서 나름대로 3할을 친 자원들이다. 물론 세부성적을 보면 김민수가 더 좋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시즌 감독의 구상에서 잘쳐봤자 내외야 백업으로 예상되었던 자원들인데 시범경기에서 어느정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선수입장에선 당연히 긍정적인 상황.
주요포지션이 하필 롯데의 코어중에 코어유망주인 한동희,나승엽이어서 이번에도 기회를 못받을것으로 예측되던 김민수는 유격수수비까지 보는 모습을 보여주며 내야 유틸로라도 살아남겠다는 의지가 절박하다. 나승엽이 외야전향을 했지만, 3루자리가 한동희라는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니.. 지난시즌 마차도의 지나친 출장이 이슈가 됐는데, 만약 김민수가 1군에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롯데 입장에서도 괜찮을 것이다.
유장혁은 아예 주전중견수로 예상되던 노수광의 부상으로 시즌 초 주전으로 뛸수있는 절호의 찬스를 갖췄다.
지명때부터 5툴플레이어라고 각광받았지만 정작 파워있는 모습을 1군에선 커녕 2군에서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고, 감독과 코칭스태프만 힘이 좋다 해서 의문을 받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제대로 힘이 붙은 타구를 보내는 모습을 보여주는중. 구단마다 이런 5툴형 선수가 한명씩은 있는데, 과연 유장혁은 그 기회를 살릴수 있을지?
그동안은 유망주 지지리도 못키운다고 소문난 두 구단이고, 최근 성적은 각각 한시즌씩을 제외하면 좋지 않았기에 과연 쟤네가..라는 의문을 보내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팬이라면 믿어야한다. 팬이라도 믿어야 희망이 있고 말고를 논할수가 있지.
현재 KBO에 주도하는 '혁신'의 바람에는 오히려 더 주목받고 선도하는 모양새가 된 두팀이다.
롯데는 컵스에서 일했던 성민규 단장의 주도로 1,2군에 외국인 코디네이터를 선임하며 본격적인 육성에 도전했고, 한화는 감독-수석코치-투수코치-타격코치를 모두 외국인으로 선임하며 구단의 체질개선을 시작했다. 2군 감독-투수코치-타격코치도 외부인 출신인것은 덤.
이 블로그에서 한번 언급했다시피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주목하고있는 과학적 데이터에 더 접근하고 있는것도 두팀.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들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고, 한화는 전문가들을 모셔오며 정민철 단장이 부임때부터 줄곧 주장하던 선수의 몸의 움직임, '키네틱 데이터'의 중요성을 본인이 보여주려 하는중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실적이 없는 두팀이기에 불신하는게 당연한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당장 2019년만 해도 여름에 지옥을 달리는 꼴찌다툼을 펼쳤고, 20시즌 한화의 추락세는 경이로웠으니까.
한화가 이번시즌 야심차게 선임한 외국인 코치선임과 2군 외부인코치의 이면에는, 2018년 '레전드의 귀환'이랍시고 데려온 한용덕 감독과 장종훈,송진우,전형도 코치가 모두 팀을 떠난, 현재의 시도에는 이전의 실패가 원인이라는 점이 있고,
성민규 단장은 컵스시절 데려온 한국인 유망주들이 죄다 한국으로 귀환하는 일을 겪었다. 지금도 선수 수급은 굉장히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그 선수들의 능력을 개화시키는 능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2021년 3월 팀명 변경,추신수 영입과 함께 이슈가 되고 있는 SSG 랜더스와 함께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한화와 롯데,
정말 달라질수 있을까?
대다수는 이번에도 아닐거라 하겠지만, 아까 말했지만 팬이라도 믿어줘야 한다고 본다.
일단은 믿어본다.
5년안엔 일 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