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양현종과 3년만에 승리를 거둔 오타니
양현종으로서는 잊을수 없는 날일 것이다.
양현종은 오늘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1이닝 2실점을 거두며 준수한 피칭을 했다.
비록 패전처리긴 하지만... 원래 메이저리그에 처음 등판한 투수들에게 중요한 보직을 맡기는것이 더 이상할 것이다. 선발로 등판하는 것도 아니고.
이글레시아스에게 맞은 피홈런이 아깝긴 한데...
이글레시아스가 제일 약한 부분중 하나인 몸쪽 아래 스트라이크존 바깥존에 잘 제구되는 공을 던졌음에도 이글레시아스에게 홈런을 맞았다는 점은 상당히 아쉽다.
2020년 3할 중반의 좋은 타격을 보여줬을때도 2할3푼이라는 낮은 타율을 기록하던 위치였는데.. 아무래도 양현종의 그날 구위가 MLB에선 평균 이하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일수도.
이글레시아스도 이번 홈런을 계기로 너무 쳐져있는 ops를 좀 끌어올리길 바란다. 낮은 출루율은 감수할만해도 ops가 0.7을 넘기지 못한다는것은 심각해보인다.
어쨌든 양현종의 피칭은 상대팀 입장에선 나름 괜찮았다.
피안타수가 많긴 하지만 어쩌면 위기관리능력이 좋다고 해석될수도 있고.. 마지막 트라웃을 90마일 직구로 잡은게 그 백미라고 본다. 제구도 나쁘지 않았고...
오늘 경기를 보면 구속이 KBO시절때도 낮은것으로 보아 컨디션이 좋진 않았을텐데 이정도면 괜찮다고 본다.
트라웃,렌던,오타니,월시 강타자들 상대로 이정도면 잘한거지. 에인절스 강타선 상대로...
같은 지구팀이긴 하지만 냉정하게 텍사스가 지구1위경쟁에 위협이되는존재도 아니기도 하니 이런 낭만스러운 도전은 계속해서 응원하고 싶은 바램이다. 거액을 뿌리치고 스플릿에서부터 시작하는 도전이니..
개인적으로 양현종의 구위가 MLB에서는 평균 이하라고 봤기에..
막가파식스윙을 지향하는 푸홀스가 좌완 양현종을 만난다면 좋은 활약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다.
잘못된 생각이었다.
경기초반 스찌솔로포 이후 양현종을 상대로 범타행진을 펼치며 그냥 모든 투수한테 안되는 선수라는것을 입증했다.
업튼은 양현종의 유일한 1삼진을 낮게낮게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상대로 허용하는 친한파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편 또다른 낭만의 삶을 사는 이가 있었으니..
오타니 쇼헤이는 오늘 5이닝 4실점을 기록했지만 화끈한 득점지원덕에 시즌 첫승을 기록했다.
지난 두번의 경기에서 투구수가 많았어도 많은 삼진쇼를 기록하며 실점을 최소한으로 허용했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이러니. 그래도 이겼으니 됐다.
타격면에서 멀티히트를 치며 본인의 투수로서의 부진을 스스로 덮어버린 점은 만족할만하다. 현재 홈런페이스는 무시무시하고, 타구속도는 경악할만하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이번경기에서도 5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인데.. 또 물집부상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우려가 된다. 물집부상이 고질병이기도 하고, 타격할때 문제가 안된다지만 그렇다고 영향이 아예 안가는건 아닐테니..
게다가 오타니는 투수로 경기를 할때 2번타자로 나오는데, 5이닝만 소화한다면 나머지 4이닝에서의 2번타자는 투수 혹은 대타로 소비될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상당히 아쉽다. 2018년 첫 등판경기 이후 여유롭게 7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는 오타니인데, 정말 본인 말대로 투타겸업에 대해 완전한 인정을 받으려면 이닝소화력을 늘려야 할듯. 이닝소화력을 늘리기위해선 쓸데없는 볼부터 줄여야 하고..
트라웃도 렌던도 스태시도 나가리된 에인절스 상황속에서 아직까지는 부상자명단에 등재되지 않았다는것도 주목해야 할점. 물론 아직까지지만... 2018년 이후 3년만에 제대로된 투타겸업을 준비하는 오타니의 현재 페이스는 순조롭다.
오늘경기 부상자들 중 두명이나 돌아왔다는 것도 좋은 일.
타박상으로 몇경기 결장했던 마이크 트라웃은 복귀하자마자 4안타경기로 건재함을 알렸다. 참고로 유일한 범타는 양현종을 상대로 기록한 우익수 뜬공. 트라웃이 잘 노리는 90마일 한가운데성 직구였는데... 나머지 4안타가 그것을 뒤덮으니 괜찮다.
개막 초반 엄청난 페이스를 아직까지 유지중인데, 이 페이스가 꺼진다는점을 감안해도 지난시즌을 잊기위한 트라웃의 상승세는 눈에 띄게 무섭다. 개막 극초반이라 의미없는 스탯나열일 확률이 크지만 배럴타구비율, 하드힛비율은 지난 몇년간 트라웃의 커리어 중 최상이고, 삼진율도 최상이니, 트라웃이 얼마나 강한 타구를 위해 어느때보다 배트를 힘차게 돌리는지 알수있는 대목이다.
한편 사타구니부상에서 복귀한 렌던은 무안타경기를 치뤘는데..
작년이랑 비슷하게 흘러간다면 문제는 안될듯? 문제가 된다면 에인절스의 시즌은 그날로 끝이 된다는것을 렌던의 부상기간동안 뼈저리게 느꼈다. 오타니와 월시가 가세해도 공갈포스럽게 돌아가는 타선은 여전했다.
부상 복귀 이전 2할후반으로 타격감을 올리고있었던 렌던이기에 아쉬운 부상이었지만, 이제 시즌도 본격적으로 접어들고 하니 렌던이 정말 힘내줘야 할때다.
못하면? 그냥 제2의업튼, 제2의 푸홀스, 제3의 웰스, 제4의 메뚝스가 되는거고.
5할 밑으로 내려앉을뻔했지만 오타니의 맹타와 부상자들의 복귀로 다시 5할승률을 회복한 에인절스.
그런 좋은기세의 에인절스의 내일 선발은 퀸타나다.
ERA를 폭발시키며 실패한복권의 계보를 잇는가했지만 직전경기 텍사스전에서 5이닝1실점으로 호투를 펼친 퀸타나. 이번 텍사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수 있을까?
오타니가 5이닝 4실점이고, 양현종이 4.1이닝 2실점인데..... 이만큼도 못보여주면 800만달러를 받는 퀸타나에게 내년 제일 어울릴 자리는 연봉 80만달러 KBO 외인투수 자리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