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ML 와일드카드, AL의 승자는 누구일까
6년전 야구팬들의 주목을 잔뜩 받았던 NL 중부를 기억하는가?
승률 0.599 이상의 팀이 3팀, 와일드카드 두팀을 모두 채운것을 넘어 ML 전체승률 1~3위를 독식한 전통의 강자 카디널스,20년만에 빛을 본 피츠버그, (당시)107년만의 한을 풀기 위해 달린 컵스의 광폭적인 행보는 많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충격을 줬다.
하지만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그들의 경쟁팀이었던 메츠는 지구 1위로 올라섰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승률이 점점 내려가며 점점 그들만의 리그로 이어진것 아닌가 하는 우려는 충분히 있었다. '누가 PS에 가는가?'와 '누가 지구 우승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도는 차이가 날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시즌, 승률 5할 5푼 이상을 모두 기록하며 와일드카드를 위해 치열한 집안싸움을 벌이는 지구가 있다.
이 상황이 말이 되는가?
참고로 NL 동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승률은 .535다. 물론 올시즌 NL 동부의 승률이 상상 그 이하로 낮은게 엄연한 팩트긴 하지만.. AL 동부의 승률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아무리 3할2푼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볼티모어가 있다고 해도 이 승률은 놀라운 수준이다.
그만큼 이 네팀의 페이스는 무시무시하며 마지막까지 알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구 | 승 | 패 | 승률 |
AL 동부 | 375 | 342 | .523 |
AL 중부 | 347 | 367 | .485 |
AL 서부 | 360 | 353 | .504 |
NL 동부 | 339 | 376 | .474 |
NL 중부 | 354 | 363 | .493 |
NL 서부 | 371 | 345 | .518 |
단순히 승률만 나열해도 부티가 난다. 확실히 다른 지구보다 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NL 서부는 현재 8월 말부터 무서운 페이스를 타며 1위를 두고 다투고 있는 다저스와 자이언츠가 있음에도 AL 동부의 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샌디에이고의 추락과 든든히 아래를 지키고 있는 애리조나와 콜로라도의 희생이 있긴 하지만..
최악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볼티모어가 있긴 하지만 올시즌 NL 동부를 제외하면 심각하게 낮은 승률을 기록하는 팀이 지구당 한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 팀들의 인터리그, 다른 지구 팀들과의 승률은 상당히 높다.
여기서 와일드카드 게임을 잘 모르는, 단순히 KBO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비교할수도 있기에 간단한 설명을 하자면..
MLB 와일드카드는 각 지구의 1위팀을 제외한 팀들 중에서 승률이 제일 높은 두팀이 서로 대결하는 게임이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두팀, 내셔널 리그에서 두팀을 뽑아 리그의 두팀끼리 서로 붙는다.
게임은 단판승부로, 승률이 더 높은 팀의 홈구장에서 경기를 펼친다. 당연히 끝장승부로 무승부는 없다.
당연히 각 지구의 1위팀은 곧바로 다음 라운드(디비전 시리즈)에 올라가니 다른 지구 1위팀보다 와일드카드 게임의 두팀의 승률이 더 높은 괴현상도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은 디비전 시리즈로 올라가 각 지구 1위팀들 중 승률이 제일 높은 팀(단, 만약 승률이 제일 높은 팀이 와일드카드 승리팀과 같은 지구 소속이라면 그 다음으로 승률이 높은 지구 우승팀과 맞붙는다)과 승부를 펼치게 된다.
그 때문에 단순히 와일드카드만 얻으면 PS에 진출하니 안심하는게 아니고..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전력승부를 펼치기 때문에 1선발을 잃고, 이긴다 해도 올시즌 그 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과 맞붙는다는 이야기니 지구 우승에 대한 꿈을 놓으면 안된다.
5월달부터 떨어진다 떨어진다 이야기가 나오더니 코로나 사태가 터진 지금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아직까지도 나는 보스턴의 페이스를 긍정적으로 바라볼수 없지만 보스턴의 기세가 떨어질지 모르는건 분명하다.
달벡의 1할을 기록하는 끔찍한 부진으로 야심차게 데려온 카일 슈와버는 기대했던 장타력은 잘 안나왔지만 타율을 2할 8푼으로 끌어올리며 워싱턴때와 비슷한 OPS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팔린 타자들의 성적이 (양키스의 선수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좋지만 슈와버의 활약에 보스턴이 특히 미소를 짓는건 당연해 보인다.
크리스 세일 역시 다시 복귀했는데, 복귀 이후 5경기에서 25이닝밖에 먹지 못했지만 2.5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보였다. 특히 75이닝에서 90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본인의 장기인 구위에는 이상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3.57을 기록하고 있는 이볼디를 제외하면 PS 진출팀에 걸맞지 않은 선발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보스턴으로서, 그리고 지구 우승이 물건너간 시점에서 와일드카드 단판매치를 펼친다면 1선발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는데, 든든한 1선발이 된다면 보스턴으로서는 이만한 천군만마를 얻기 힘들듯.
140경기까지 잘 버텨왔던 보스턴은 계속해서 맹추격하는 양키스와 토론토의 추격을 막고 와일드카드 홈경기 이점까지 챙길수 있을까? 현재 부상당하지 않은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할 뿐이다.
참고로 보스턴으로 간 호세 이글레시아스는 타-출-장이 모두 똑같지만 3할3푼의 타율을 기록하며 보템이 되는중. 볼티모어때도 잘하더니 그냥 AL 동부 체질인가 싶기도 하다.
연일 사고를 치며 AGAIN 2015로 돌아가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
토론토의 막강화력, 그 중심에 서있는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오늘 45호 홈런을 기록하며 오타니의 홈런개수를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길고 긴 여정이었다.
6월부터 계속된 애매한 부진으로 트리플 크라운의 모든 요소에서 밀려나고, 그저 흔한 '잘하는 1루수' 시즌으로 남는가 했으나.. 8월부터 토론토의 약진을 이끄는 미친 타격능력으로 어느새 다시 트리플크라운을 넘어 타격 7관왕을 노려보고 있다.
세드릭 말린스와 플레처가 경쟁하고 있던 안타1위도 어느새 덥썩 물어 1위를 유유히 달리고 있는 것은 덤.
지금 페이스로는 블게주가 무난하게 홈런 1위 타이틀을 탈환할수 있는데.. 오타니의 MVP는 유력하겠지?
이왕이면 좋아하는 팀이 받았으면 좋겠는데, 블게주의 무시무시한 상승세는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319-.408-.610의 이상적인 비율스탯과 44개의 홈런은 단순히 잘한다라고 보기엔 부족하다. 기대치에 비해 심심했던 2년을 보낸 유망주의 대폭발이 모두를 긴장시키고 있다.
블게주와 함께 타선을 이끄는 인물이 있으니..
4월달부터 계속된 부상으로 먹튀와 함께 팀을 침몰시키고 있던 조지 스프링어도 점점 타율을 올리고 0.9에 육박하는 ops로 꾸준히 출장하며 팀에 큰 힘이 된다.
다시 휴스턴 시절의 위용을 보여주는 것일까? 스프링어는 현재 토론토에서 블게주와 함께 무서운 타자이며, 토론토 무한질주의 동력이다.
사실 토론토는 캐나다의 구단이고, 무지막지한 세금을 요구하는 특성상 선수들 최대 기피 구단중 하나가 됐는데, 그런 곳에 기꺼이 와서 지금이라도 힘을 내고 있는 스프링어의 활약이 큰 단비가 되고 있다.
스프링어를 놓친 메츠만 불쌍해질뿐.
한편 양키스도 트레이드로 빅네임인 앤서니 리조와 조이 갈로를 영입하며 나름대로 승부수를 내던졌고, 큰 과제였던 조이 갈로 영입에서 유망주 출혈을 최소화하며 이번 트레이드의 승리자로 굳어지는가 했지만..
갈로는 양키스 이적 이후 .133-.299-.336이라는 처참한 슬래시라인, ops .635가 신기하게 보이는 그야말로 갈로스러운 성적을 기록하며 양키스의 큰 고민거리가 되었다.
원래 뛰고 있던 우익수 자리가 아닌 좌익수로 시즌을 출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중견수까지 뛰고 있는 저지에 비하면 그 부담감은 덜할것으로 보이는데..
.250-.338-.446으로 1루수라는 점과 이름값을 생각하면 아쉬운 활약(기존의 1루수였던 루크 보이트보다 살짝 나은 정도)을 보이는 앤서니 리조가 선녀로 보일 정도다. 현재 갈로는 높은 순출루율과 괜찮은 순장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컨택에서 너무 심각한 문제를 보이고 있다.
나름대로 수비능력도 있는 둘이기에, 그리고 기존 1루수였던 루크 보이트의 트레이드 썰이 쭉 나오던 상태인데다가 지금도 여차하면 치울 생각이 있는것으로 보이는 양키스이기에 둘을 쭉 남길 플랜도 나름대로 생각했을텐데.. 양키스는 지금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1위에 있는 팀은 다름아닌 탬파베이 레이스.
페이롤 2위 양키스, 페이롤 6위 보스턴 레드삭스, 페이롤 11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누르고 넉넉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페이롤 전체 26위 탬파베이다.
탬파베이 입장에선 거액의 투자를 해서 넬슨 크루즈를 데려왔는데, 넬슨 크루즈의 성적은 2할5푼의 타율과 0.822의 ops.
나름 투수친화구장인 미네소타 트윈스의 팻코 파크에서도 0.9의 ops를 기록하고 있기에 아쉽게 보일수도 있는데.. OPS+ 자체는 120이 넘고, 탬파베이에선 이정도 성적을 기록하는 타자가 없다.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가 상당히 달라질듯. 사실 며칠 전까지 ops 0.7을 기록하고 있었던 크루즈인데, 최근 버닝을 하며 속죄를 하고 있다.
완더 프랑코 역시 최근 10일 부상자 명단에 올라갔지만 적응을 하자 ops가 0.8까지 올라갔고, 연속출루경기 기록을 경신할 기세로 무시무시한 페이스를 보이는등 괜히 hit 만점을 받은 유격수가 아니다라는 것을 증명해내고 있다. 탬파베이 입장에선 프랑코가 있는 동안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게 최상의 시나리오인데, 최악의 시나리오 중 하나였던 프랑코의 부진이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천만다행일듯.
투수력이 강하다는 통념과는 달리 최근엔 다득점 경기도 뻥뻥 터뜨리는등 무적상태인 레이스, 한때 양키스가 13연승으로 와일드카드를 넘어 1위를 탈환할 기세로 추격했음에도 탬파베이는 여유로웠다.
하지만 탬파베이 입장에서도 투수들의 부상 악재가 너무 많은 것은 우려로 삼아야 할점.
여기서 두명은 부상자 명단이 아니지만, 이 외에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탬파베이 투수들이 꽤나 많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뎁스로는 최상위권을 차지하는 탬파베이 레이스이긴 하지만, 저정도 부상자 수는 나름 타격이 있다.
특히 1선발로서 활약을 해주고 있던 타일러 글래스노우가 토미존 수술로 내년까지 빠지는건 탬파베이로서 치명적인 악재. 글래스노우가 포스트시즌에서의 활약이 좋지 못했다고 하지만 일단 정규리그에서도 쓸수 없고, 하필 내년이 끝나고 연봉조정의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큰돈을 쓸수 없는 탬파베이 입장에서 글래스노우를 바로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
논텐더(방출) 소리도 들리지만 그 가능성은 0에 수렴할 것이고.. 어쩌면 예상보다 더 일찍 트레이드로 팀을 떠날지도 모를 노릇이다. 실제로 브라이언트나 슈어저를 노린다는,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준 뉴스에서도 그 대가가 글래스노우라는 이야기가 돌았으니..
경기차가 꽤 많기에 여유는 있지만, 리치 힐도 메츠로 떠났는데 글래스노우까지 잃은 탬파베이의 상황은 어떨지 모르겠다. 어쩌면 생각보다 괜찮을수도 있기에..
4팀이 5할5푼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는 무시무시한 지구, 그곳이 AL 동부다.
토론토는 오늘 경기에서도 탬파베이를 찍어누르며 와일드카드에서 가장 기세가 좋은 팀이란 것을 명시했고, 2015년 도날드슨-바티스타-엔카나시온이라는, 40홈런 트리오로 신선한 충격을 주던 그때를 되새기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토론토에게 긍정적인 전망만 있는건 아니고, 류현진이 6월 이후 계속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어느샌가 부진만 반복하며 ERA가 4점대까지 올라간, 류현진에게 4년 8000만달러를 선물하며 1선발로 기대한 토론토에게 커다란 악재가 닥쳤지만, 부활을 넘어 커리어하이를 바라보는 로비 레이, 그리고 트레이드로 넘어와 준수한 방어율을 보여주고 있는 베리오스가 있기에 그 타격이 크지 않을수도? 그러나 1경기 1경기가 중요한 시점에서 경기마다 부진하는 류현진은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다.
양키스 역시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진에 이름을 올렸지만, 계속해서 절망적인 투구를 보여주고있는 앤드류 히니 때문에 근심이 가득이다. 에인절스에서 넘어오며 20~30위권 유망주 정크와 페게로까지 줬는데, 정작 정크와 페게로는 모두 1군에 데뷔해있고, 히니는 양키스에서 7점대의 ERA를 찍으며 사이역상에 이름을 올릴 기세니.. 두팀 모두 좌완 한명으로 고민을 하고 있을듯.
과연 이 와일드카드 경쟁의 희생양은 누구인가? 계속해서 아슬아슬한 보스턴? 타선이 식는 순간 또다시 상승세도 꺾일 토론토? 13연승 이후 끝없는 부진을 겪고 있는 양키스? 어쩌면 기회를 노리는 시애틀이나 오클랜드가 그들의 자리를 차지할수도 있지 않을까?
샌디에이고와 신시내티 레즈, 그리고 카디널스가 치열하게 경쟁하는 NL 와일드카드 레이스도 흥미롭지만, 이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승률을 자랑하는 AL의 와일드카드 승부는 많은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그리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이 팀도 리그 최하위에서 치열한 사투를 벌이며 전체 1픽을 얻기 위해 발버둥치고 잇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