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연예계 소식 때문에 가스라이팅이란 단어가 많이 쓰였는데..
확실히 가스라이팅과 이미지관리라는 것은 참 큰 해악이며 위험한 행위이다.
mlb를 좀 안다 하더라도 이 사람에 대해 말하라 하면 아낌없이 투자하는, 먹튀들 때문에 고통받는 구단주라고 하는 사람들이 꽤나 보인다.
그런 허상의 이미지를 무참히 깨버리는 폭로가 하나 등장했다.
LA 에인절스의 열악한 마이너리그 환경에 대한 이야기. 더블A 선수들의 불만이 참다참다 폭발한것으로 보인다.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한 선수가 밝힌 마이너리그의 실태를 대충 요약하자면..
하루에 구단 프런트측이 알고있는것과 달리 800~1200칼로리에 불과한 음식을 섭취하고 있으며
그덕에 2주일동안 5파운드가 빠졌고
침대는 3개인데 선수들은 많아서 캠핑카,바닥,노숙을 통해 잠을 청하는중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투잡을 뛰고 있으며, 은퇴를 고민하고 있는 선수들의 수가 많다
이런 내용인데..
아직도 마이너리거가 눈물젖은빵만 먹으며 산다고 생각하는가?
물론 메이저리그마냥 휘황찬란한 대우는 아니고 여전히 열악한 삶이겠지만, 구단은 선수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키울수 있는' 시설은 제공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마이너리그 웨이트실에 큰 공을 들였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마이너리그 재조정이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오히려 여러 조직을 통합하여 시설의 질을 높이는 구단들도 있었는데..
에인절스에겐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폭로한 선수는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자신의 선수생명까지 걸며 구단주에 대해 직접적으로 비판하는건 쉽지 않는데.. 모레노는 선수들의 현실에 대한 생각은 1도 하지 않으며 변화하려는 생각조차 없다며 일침을 날렸다.
어떻게 보면 의아할수 있다. 모레노의 에인절스는 올시즌 선수연봉총액 6위에 해당하며 그보다 더 큰 돈을 쓰는 구단은 다저스,양키스,필라델피아,휴스턴,메츠뿐이다. 오히려 이렇게 돈을 쓰고도 2015년부터 플레이오프는 커녕 와일드카드조차 나가지 못한 모레노가 불쌍해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 비효율적인 연봉총액은 모레노가 자처한것이다.
모레노는 다른 구단주들보다 더 경영에 개입하는, 특히 FA영입에 개입하는것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단장들은 선수를 구매할때 감독의 의사를 묻고 구단주와 상의를 하겠지만, 에인절스는 유독 구단주의 개입비율이 더 심한 구단이다.
오프시즌때 미리 구매목록을 단장에게 보내고 압박을 한다는게 괴소문이 아닌 사실인 구단이니까.
그렇게 영입한 선수로 역대 최악의 폐기물인 푸홀스가 있고, 다시 텍사스로 홀랑 떠나버린 해밀턴이 있으며, 이미 추락중인 선수를 낼름 데려온 웰스, 그리고 최근 무안타행진을 벌이며 다시 우리가 알던 실력으로 돌아오는 먹튀 업튼이 있다.
단장이 주도하는, 이제 단장을 넘어 사장이 야구단을 컨트롤하는 메이저리그식 경영.
하지만 에인절스의 서열1위는 당연히 구단주이며, 서열2위는 감독이고, 프런트는 서열3위에 불과하다.
실제로 희대의 호구트레이드로 대표되는 버논 웰스 트레이드가 소시아와 모레노의 합작품이라는 사실은 그 시절을 본 사람들이 더 잘 알것이다. 거포 외야수가 필요했던 소시아는 반짝으로 30홈런을 친 웰스를 강력하게 원했고, 때마침 토론토 왕년의 인기스타였던 웰스를 갖고싶던 모레노는 리긴스 단장을 압박해 데려왔다. 이후 에인절스를 상대로 불을뿜는 타격을 펼치는, 그러나 소시아가 싫어했던 나폴리를 내주고.
이 결과는? 마이크 나폴리는 이후 텍사스로 건너가 월드시리즈까지 경험했으며, 웰스는 ops 0.7도 못치고, 결국 리긴스 단장은 해고당했다. 그리고 온게 디포토고..
결국 마이크 소시아가 해고되며 이 이야기는 마무리되는것 같았으나, 이제는 조매든이 팀에 있다. 내년에도 남아있을거다. 단장의 서열이 올라가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물론 이 단장들에게 면죄부나 옹호를 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고 증오만 가득하다만.
FA에 돈을 많이 질렀다 해서 명구단주가 되는것은 아니며, 정말 투자했다 볼수도 없다.
이미 한국에도 비슷한 구단주가 있다. 에인절스와 이글스의 공통점은 생각보다 몇 없다만 구단주의 성향만큼은 비슷하다.
한국에 정말 이사람이 돈을 펑펑 쓰는것으로 알고있는 사람들이 많다는게 문제다. 류현진의 포스팅비로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기전 한화의 외부영입은 김민재와 송신영이 끝이었으며 본인이 직접 데려온 김성근의 재임기간이 끝난뒤엔 가차없이 FA 영입에 대한 투자를 끊었다. 실제로 후임 감독인 한용덕은 3년간 영입한 외부fa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 예전에 비해 2군구장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 하지만.. 아직 유망주를 제대로 터뜨리는 구단들의 환경과 비교하면 모자라다. 2013년 이전엔 제대로된 2군구장도 없었던 곳이니까. 그러나 그렇게 투자에 인색했던 김승연 구단주는 불쌍하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실제로 한화가 돈을 쓴다고 이야기를 들은 2012년 이전엔 여러 구설수로 이미지가 좋지 않았던 김승연인데, 야구 하나로 이미지를 어느정도 올리는데 성공한 셈이다.
다른 팀들은 더하겠지만.. 모레노의 야구도 결국 돈이다.
모레노는 보이지 않을 마이너리그의 환경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슈퍼스타의 영입으로 올라가는 팀의 브랜드가치에 훨씬 관심을 가진다.
슈퍼스타 영입이 팀의 계획보다 우선인 남자다. 즉전감 1루수 CJ크론의 지명과 거포유망주 마크 트럼보의 순탄한 시작? 신경쓰지 않고 어떤 쓰레기에 2억5천만달러를 투자한 구단주다.
팀에 부족한 이닝이터? 1선발? 철저히 외면한 구단주다. 이런 방탕한 운영을 하면서 정작 사치세 라인은 넘기지도 않는다. 낭만야구를 원하는것 같지만 누구보다도 겁이 많은 사내다.
한편 서열3위 페리 미나시안 구단주는 이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했으며,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이 당돌한 사내의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낼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무브를 보면 충분히 납득되긴 하다만.. 결국 에인절스가 다시한번 시동을 걸 내년 1월에 제대로 봐야 할 이야기.
과연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복지의 꿈은 실현될수 있을것인가?
폭로기사가 한번 더 나오질 않기를 빈다.
통큰 투자를 호소하는 두 인물, 때마침 이번 겨울 각 팀에게 중요한 FA시장이 열린다.
이번시즌을 끝으로 수많은 선수들의 계약이 만료되는 에인절스는 주전유격수, 무엇보다 튼튼한 1선발이 필요하며 한화 이글스는 그동안 목말랐던 외야수들이 줄줄이 풀리는 FA시장에 참전하게 된다.
개인적인 목표는 어느정도 정해놨지만 더 큰 실망으로 돌아올까봐 섣불리 말은 못하겠고.. 그저 이 둘이 '현명한' '합리적인' '구단을 위한' 투자를 해줬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조매든 말만듣고 딸랑 바에즈만 데려온뒤 선발은 마츠같은 땜빵으로만 채우고, 이번에도 외부FA영입없이 내부육성을 선언한다던가 그런 이야기는 듣기싫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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