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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바라며 언제나 희망을 잃지 말자
MLB

시애틀의 20년만의 PS진출 도전, 그 길목에 서있는 에인절스

by abaabba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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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현실이 맞는가?

 

이 글에서 시애틀의 선전을 이야기하며 정말 일을 낼수도 있을것이라 이야기했지만 정말 이정도까지 악착같이 나올줄은 몰랐다.

 

어떻게든 꾸역꾸역 버티며 와일드카드의 희망을 놓지 않던 시애틀은 오클랜드와의 연전들에서 승리를 쓸어담으며 승률을 높였고 보스턴이 볼티모어에게 예상치못한 루징시리즈를 당하며 와일드카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 팀의 선전을 무엇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득실차는 마이너스, 5할 이하의 피타고라스 승률을 기록하지만 매리너스는 승패마진 +19이다. 피타고라스 승률(득점^2/(득점^2+실점^2), 득실차로 예측해보는 승률)은 .466이지만 거의 1할가량의 승률을 높인 마법의 팀이다.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분명 시애틀은 미래가 밝은 유망주의 팀인데 올해의 시애틀은 있는운 없는운 모두 끌어다쓰는, 마지막을 불태우려는 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피타고라스 승률이 비정상적으로 높으면 단순하게 말해 그팀이 이길때는 적은 점수차로 이기고, 질때는 편안하게 대패했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꾸역승의 비중이 높다는 이야기.

 

보통 꾸역승을 잘하려면 불펜진이 좋아야 하는데.. 시애틀의 불펜 3명은 지금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그 가설을 들어맞게 하고 있다. 폴 시월드의 ERA가 비교적 더 높아보이지만 2.73도 충분히 낮은 자책점이라 생각한다.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애틀을 이끌던 그레이브먼을 트레이드 데드라인때 휴스턴에 팔아넘기며 디포토 단장에 대한 비난여론이 폭주하고 선수단 사이에서도 논란이 일었는데, 막상 시애틀은 그레이브먼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불펜진을 보여주고 있다.

 

 

 

 

선수 타율 출루율 장타율 OPS 득점권 타율 득점권 출루율 득점권 장타율 득점권 OPS
카일 시거 .212 .286 .439 .725 .307 .373 .650 1.023
JP 크로포드 .273 .336 .378 .715 .297 .369 .423 .793
미치 해니거 .252 .318 .484 .802 .273 .319 .587 .906
타이 프랑스 .293 .368 .446 .814 .328 .391 .489 .880
딜런 무어 .182 .278 .335 .614 .253 .367 .573 .940

득점권에서 비정상적으로 강해지는 타자들도 주목해볼만 하다.

 

올시즌 시애틀의 선수들은 겉보기엔 평범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득점권만 되면 평소보다 더 타율과 OPS가 모두 상승하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상승폭이 낮아보이는 JP 크로포드도 타율이 2푼 오르고 OPS도 0.08이 올랐다. 올시즌 최악의 비율스탯을 보여주는 카일 시거는 득점권에 주자가 오면 3할에 ops 1을치는 괴물이 되며 1할타자 딜런무어는 득점권에 ops가 0.3이 오르는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이버메트릭스에서 클러치히터에 대한 회의감을 늘어놓지만 어쨌든 결과는 결과다. 시애틀의 타자들은 득점이 필요할때 점수를 내주고 있으며, 그것은 시애틀의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

 

 

 

 

 

 

 

 

시애틀은 현재 유망주 팜 랭킹 1위를 차지할정도로 아주 유망한 팀이며, 수년 내에 AL 서부의 패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그래도 1년 더 빨리가면 엄연히 더 좋을 것이다. 비록 그 상대가 전력상 훨씬 더 큰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양키스일지라도, 와일드카드 단 한경기로 끝이 날지라도..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긴 시간동안 PS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는(2002년부터 포스트시즌을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팀이기에 단 한번의 포스트시즌이라도 절실한 상황이다.

 

2016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감독을 맡으며 감독 커리어를 시작한 스캇 서비스 역시 감독경력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나가고 싶을 것이다. 계약 연장 합의를 했다고 하기에 목숨줄에 대한 걱정을 할것까진 없지만.. 그런 이유가 있어야만 PS에 가고 싶은 열망이 생기는 것인가. 그건 아니다.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보낼 어린 선수들에게도, 그리고 시애틀에서 전성기를 보낸 베테랑 타자 카일 시거에게도 포스트시즌에 대한 열망은 커보인다.

 

카일 시거는 올해 35홈런 100타점. 커리어 첫 100타점을 기록하고 최다홈런을 기록하고 있지만 작년부터 심해진 하락폭과 올시즌 가장 좋지 못한 비율스탯을 기록하며 시애틀과의 작별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2011년부터 꾸준히 뛰어주고, 그보다 더 기대를 받던 유망주들이 줄줄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줄때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며 주전을 차지했던, 시애틀 최고참인 시거 인생에 한번쯤은 포스트시즌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시애틀의 의지도 있지 않을까?

 

이미 한번의 포스트시즌도 없이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를 보내줘야 했던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던 시애틀이다. 카일시거와 가을의 추억 한번쯤은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 골목에서 만난 팀은 얄궃게도 LA에인절스..

 

현재 에인절스는 시즌 말에 와서도 계속되는 부상행진에 힘겹게 마무리를 치르고 있다. 어찌저찌 로테이션을 돌아주던 바리아도 이탈하고, 오타니도 투수로서의 시즌을 마무리하며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그나마 로테이션을 돌아주던 인물들도 나가리된 상황이다.

 

마지막 경기의 선발투수마저 정해지지 않은 에인절스인데.. 언론에선 디트머스를 예상하고 있다. 어쩌면 불펜데이 형식으로 시작할수도 있고.. 하여튼 잘 모르겠다.

 

3경기를 모두 이길 각오로 달려들 시애틀도 시애틀이고, 에인절스로 나름 꾸릴수 있는 선발 로테이션을 준비시켰다. 수아레즈는 올해 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선발이며, 디아즈는 저번 시애틀과의 시리즈에서 7이닝동안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승리(선발승은 아니다)를 얻은 적이 있다.

 

 

 

 

 

 

이 할아버지도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뭐 지금 탱킹레이스에 뛰어들든 악착같이 이기려들든 모두 늦은감이 있다. 시애틀에게 지고 휴스턴에게 지고 오클랜드에게 지고 텍사스에게도 루징시리즈를 당하는 동안 이글레시아스의 세이브왕 도전도 일찌감치 멀어졌다. 시섹이 홀드1위자리를 1개차로 넘보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홀드왕 시상은 없다.

 

그리고 시애틀이 포스트시즌에 간다면 에인절스는 아메리칸 리그 팀들중에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함께 오랫동안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한 팀(2015~)이 되기 때문에 그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이겨야 한다.

 

5할도 없고, 세이브왕도 없고, 홈런왕도 없으며, 10승투수도 없고, 안타왕은 진작에 없어졌고.. 오타니의 MVP 말고는 수확이 없는 시즌.. 상대팀 발목이라도 잡자는 음흉한 생각을 품게 된다.

 

 

 

 

 

하지만 시애틀은 자신감이 풍부하다.

 

시애틀은 올해 에인절스를 상대로 10승 6패를 기록. 철저히 에인절스는 이용해먹고 있다. 상대승률은 .625에 육박한다.

 

시애틀은 에인절스를 상대로 이기겠다는 자신감과 열정이 가득할것이다.

 

얄궃은 운명이다. 오늘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애틀랜타와의 3연전에서 0승 3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 확률이 0%,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실패가 확정됐지만 시애틀은 와일드카드 공동2위에 올라서며 2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실패만은 당하지 않으리라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과연 시애틀의 올시즌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끝날것인가? 득실차 마이너스의 기적이 또 하나 탄생하는 것일까?

 

키는 어쩌다 보니 에인절스가 쥐게 됐다.

 

 

 

 

 

그러고보니 이 트레이드를 하고 시애틀이 포스트시즌 더 먼저가게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