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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ANGELS

2021년 LA 에인절스 리뷰 - 불펜투수편

by abaabba 2021.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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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는 끝나지 않았지만, 에인절스의 시즌은 끝났습니다.

 

지난 1년간 화도 나고, 신나기도 했고, 짜릿하기도 했던 에인절스의 야구는 올해에도 웃는날보다 슬픈 날들이 더 많았네요.

 

올해 포스트시즌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중간중간에 에인절스의 리뷰를 내야수편/외야수+포수편/선발투수편/불펜투수편/팀 총평으로 나눠 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유틸리티 선수들을 모두 내야수로 포함시킨다면 대충 한편당 8~9명의 선수들을 리뷰하는 셈입니다. 

 

불펜투수들은 20이닝 이상 던진 선수들로 리뷰해보려 합니다.

 

선수들은 마무리투수 이글레시아스를 제외하면 이닝 역순으로 리뷰하겠습니다.

 

 

 

 

오스틴 워렌 (Austin Warren)

16경기 20.1이닝 3승 0패 1세이브 2홀드 0블론세이브

ERA 1.77 FIP 2.09 K/9 8.85 BB/9 2.21

fWAR 0.7 bWAR 0.9

 

7월 말 앤드류 원츠가 트리플A로 이동함에 따라 콜업된 자원입니다. 20이닝밖에 없는 적은 샘플이지만 여기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며 내년의 활약을 기대케 만들어줬습니다.

 

직구의 평균구속은 94마일로 메이저리그 평균 패스트볼 구속을 넘치만 그렇다고 파이어볼러라 할수는 없는데, 대신 슬라이더의 평균구속(87.1마일)과 체인지업의 평균구속(87.7마일)은 리그 평균구속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체인지업은 구속이 높다고 해서 유용한 피치가 아니라지만 무브먼트나 선수의 사용방안에 따라 다를수도 있기에..

 

실제로 올해 워렌은 슬라이더의 구사비율을 40% 넘게 사용하며 슬라이더 위주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짐에도 준수한 BB/9 수치는 괜찮네요. 하지만 직구보다 변화구를 더 지나치게 사용하는건 미래에 좋지 않은 결과로 나타날 확률이 높습니다. 당장 같은 팀의 마이크 메이어스만 하더라도 작년 슬라이더를 과사용하며 효과를 봤지만 이번시즌에는 그보다 못한 활약을 보였으니까요.

 

20이닝밖에 던지지 않아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할수 있다나 금방 거품이 꺼질것이다 하는 섣부른 예측은 좋지 않지만, 내년에 액티브 로스터에 승선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것 같습니다.

 

 

 

호세 퀴하다 (Jose Quijada)

26경기 25.2이닝 0승 2패 0세이브 4홀드 0블론세이브

ERA 4.56 FIP 3.09 K/9 13.32 BB/9 5.26

fWAR 0.5 bWAR 0.1

 

7월까지는 존재감이 흐릿하던 투수였습니다. 5월에 콜업되어 무자책점 활약을 보였지만 2경기만에 다시 트리플A로 올라섰고, 다시 콜업된 6월에는 끔찍한 활약을 선보이며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퀸타나가 어느 포지션으로든 못써먹을 활약으로 전력에서 점점 제외되고, 왼손 불펜요원이던 토니 왓슨과 알렉스 클라우디오가 팀을 떠나며 왼손 불펜이 필요하던 팀의 사정에 의해 8월달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에 뛰기 시작했습니다.

 

K/9과 BB/9에서 보듯 괴랄한 구위와 끔찍한 제구를 보여줬습니다. K/9과 BB/9은 지난 2년간 활약과 다를바가 없는데.. 대신 피홈런수나 (HR/9이 3.0-2.5에서 0.7을 기록) 피안타,피출루,피장타율(.213-.327-.330, 그 이전엔 피OPS가 1에 육박했습니다)이 무지하게 줄어들며 나름대로 발전한 구석이 있긴 합니다. 평균구속이나 회전수가 좌완치고 빠르지만 그렇다고 파이어볼러라 하기엔 민망한 수준인데 꾸준히 10을 가볍게 넘는 K/9은 미스터리네요.

 

결국 볼넷은 개선하지 못했고, 오타니의 10승 도전경기에서 선보인 화려한 불쇼등 나쁜 기억만 안겨준거같은 퀴하다지만, 눈에 보이는 탈삼진율은 상당히 좋기 때문에 내년 좌완자원으로 안고가기엔 충분할것 같습니다. 행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피안타율이나 피홈런수는 상당히 개선됐으니..

 

물론 1순위는 아니고 쓸만한 좌완 원포인트 하나 줏어온뒤 퀴하다가 옵션자원으로 밀려날 가능성이 크지만요.

 

 

 

 

 

앤드류 원츠 (Andrew Wantz)

21경기 27.1이닝 1승 0패 0세이브 0홀드 1블론세이브

ERA 4.94 FIP 4.30 K/9 12.51 BB/9 3.62

fWAR 0.2 bWAR 0.0

 

워렌처럼 올시즌 데뷔한 불펜입니다.

7월에는 어찌저찌 막다 콜로라도전에서 좋지 못한 활약을 펼치고 트리플A행, 8월에 다시 재콜업되었을때도 오락가락한 모습을 초반에 보여줬고, 볼티모어와의 1차전에서 1.1이닝 2실점을 하며 팀이 똥줄타게 되는 원인을 제공했음에도 불구하고

 

9월 중순까지 나름 방어율은 어찌저찌 내려서 3점대까지 진입했습니다. 샌디에이고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그 이후 휴스턴-화이트삭스-오클랜드-시애틀을 만나며 방어율이 폭등하고 맙니다. 마지막 두경기에선 호투했지만 이미 늦었죠. 결국 애매한 성적과 함께 시즌이 끝났습니다.

 

패스트볼의 평균구속은 리그 하위권이고, 브레이킹볼을 구사하는 선수도 아닙니다. 패스트볼과 커터를 합친 비율이 75%에 육박합니다. 보통 패스트볼이랑 커터랑 분간이 안가는데 억지로 구분해서 패스트볼-커터 투피치로 구분되는 경우도 있긴 있습니다만, 커터의 평균구속이 88마일로 상당히 낮은걸 보면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구속만 보면 번디가 생각나네요. 사실 번디는 이보다 더 낮긴 합니다만.

 

개인적으로 느린 변형패스트볼을 가지고 불펜 도전을 하는 선수를 좋게 보지 않는데, 그때문에 소신껏 말하자면 원츠의 가능성을 크게 보지는 않습니다. 뭐 제 예상이라고 다 맞아야 한다는 법은 아니지만.. 아마 내년에 메이저리그에서 데뷔할 확률이 낮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합니다.

 

 

 

크리스 로드리게스 (Chris Rodriguez)

15경기 2선발 29.2이닝 2승 1패 0세이브

ERA 3.64 FIP 3.14 K/9 8.80 BB/9 4.55

fWAR 0.5 bWAR 0.4

 

구단에서는 선발자원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올시즌은 롱릴리프로 많이 나왔기에..

 

크리스 로드리게스(편의상 C로드라고 부르겠습니다)는 작년 건강하게 캠프를 치뤘고, 올시즌 구단별 기대해도 될 유망주에 선정되는 등 장밋빛 예상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올해 활약도 괜찮았습니다. 제구력이 날리는게 흠이었지만 90마일 중후반대를 쉽게 던질수 있는건 증명했고, 올시즌 홈런을 단 한번도 맞지 않아 FIP도 낮았습니다.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c로드에게 항상 지적되던 단점인 부상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했습니다. 2019년까지도 잦은 부상으로 유망주랭킹에서 가치가 많이 깎였다가 2020시즌 건강한 모습을 보여줘서 이번시즌 스프링캠프까지 승선하게 된건데.. 어깨부상으로 IL에 올라가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수업을 받던중 IL을 들락날락했던것은 아쉽습니다.

 

선발투수, 그중에서도 파이어볼러의 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한 구단의 상황에 맞물려 c로드는 계속해서 선발투수로의 완벽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 성과가 내년에 바로 나타날 확률은 적지만 미나시안 단장과 매든 감독이 과감해진다면 다음시즌 6선발을 c로드로 선정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습니다. 에인절스의 6선발자리는 은근히 경쟁이 치열합니다. 퀄리티와 다르게 결과로 증명해주는 바리아, 구단에서 기대를 거의 버린듯하지만 이름값은 남아있는 캐닝이나 2년만에 구단 내 최고 투수유망주자리까지 올라온 디트머스까지. 무혈입성이 은근히 어려운 자리인데.. 이러니 저러니해도 내년에 선발 기회 한번은 무조건 받으리라 봅니다.

 

 

 

 

 

애런 슬레저스 (Aaron Slegers)

29경기 31이닝 2승 2패 0세이브 2홀드 2블론세이브

ERA 6.97 FIP 5.62 K/9 7.26 BB/9 4.35

fWAR -0.4 bWAR -0.5

 

순식간에 방출당해 쓸 리뷰조차 없는 헌터 스트릭랜드와 함께 탬파베이에게 사기당한 투수입니다. 개인적인 성향으로 장신 투수라면 항상 좋아하는데, 206cm에 달하는 슬레저스에겐 도저히 그런 애정조차 보이기 힘들었습니다.

 

어떻게든 장점을 찾아보려 해도 찾기가 힘든 투수인데, 이런 투수를 주자가 쌓여놓은 상태가 되기만 하면 등판시켰던 5~6월의 매든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슬레저스의 맹활약으로 자책점이 올라간 피해자들의 수는 상당합니다.

 

긴 키에서 나오는 타점, 그 이외에는 아무런 장점을 찾을수 없었습니다. 슬레저스의 패스트볼 구속은 하위권이고, 회전수는 리그 최하위권입니다. 변화구의 가치도 좋지 못하고, 제구도 BB/9 4점대에서 봤듯이 좋지 못합니다. 결국 슬레저스는 여름이 되자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탬파베이에서 3점대의 활약을 보인 슬레저스인데, 다른팀 가면 반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에인절스에 있다 탈출에 성공해 밀워키에서 1점대 불펜으로 거듭난 헌터 스트릭랜드의 사례를 생각하면 말이죠. 그러니까 얼른 다른 팀으로 떠났으면 좋겠네요. 훠이 훠이 갔으면..

 

 

알렉스 클라우디오 (Alex Claudio)

41경기 32.2이닝 1승 2패 1세이브 2홀드 0블론세이브

ERA 5.51 FIP 5.10 K/9 8.27 BB/9 4.13

fWAR -0.2 bWAR -0.1

 

좌타못잡는 좌타상대원포인트 클라우디오입니다. 메이저리그 최하위권의 구속과 구위지만 좌완 사이드암이라는 희소성으로 오랫동안 살아남은 투수인데 결국 타고난 구위를 이기지 못하고 올해 장렬하게 망했습니다.

 

일단 예년과 다르게 올해 좌타 상대 피OPS가 우타상대보다 더 높습니다. 이미 좌완 원포인트의 가치를 잃은 상태에서 클라우디오에게 무슨 필요성을 느낄수 있을까요? 피OPS도 0.8에 달하는데, BB/9도 4.13으로 볼넷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것도 아니었습니다. 커리어 평균보다 약 0.15 높아진 BABIP이 불운이라면 불운이겠지만, 투수의 BABIP은 소용이 없을수도 있다는 케이스에 포함될수 있겠습니다. 클라우디오의 구위는 더 약해졌습니다.

 

K/9이 평년때보다 더 높아졌지만 HR/9과 BB/9이 모두 높아진 이상 의미없어진 이야기입니다. 높아진 FIP가 그것을 증명하죠. 2020년까지 꾸준히 평균자책점과 FIP가 상승한 투수인데 스탯캐스트를 바탕으로 클라우디오를 데려왔다는 프런트진의 두뇌에 의심을 걸고 싶습니다.

 

결국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추어 DFA처리. 그리고 클라우디오는 보스턴과 마이너계약을 맺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콜업되어 시즌 막판 2루수로서 괜찮은 활약을 펼친 호세 이글레시아스와는 달리 끝까지 콜업되지 못하고 두번째 방출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만30도 되지 않지만 타고난게 너무 약해서 내년에도 한자리를 차지할수 있을지는 상당히 의문이네요.

 

 

 

토니 왓슨 (Tony Watson)

36경기 33이닝 3승 3패 0세이브 12홀드 3블론세이브

ERA 4.64 FIP 4.11 K/9 6.82 BB/9 3.82

fWAR 0.2 bWAR 0.1

 

6월까지 에인절스의 필승조였던 왓슨입니다.

 

에인절스에 있을때는 딱 '에인절스여서 필승조'라는 평가였고, 왓슨 역시 그러한 평가에 걸맞게 애매한 투수지만 중요한 상황에 어찌저찌 나가서 막거나 불지르거나 하는 평범한 활약을 보였습니다. 7월달엔 그래도 괜찮았지만 6~7점대의 평균자책점을 보인 5~6월달의 왓슨이 너무 심각했습니다.

 

결국 소심한 셀러를 선언한 에인절스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넘겼습니다. 받은 투수는 총 3명. 호세 마르테라는 나름대로 공빠른 유망주를 얻었으니 나쁘진 않은 마무리라 봐야할까요. 하지만 이후 왓슨이 샌프란시스코에서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고, 왓슨의 대체자로서 영입한 샘 샐먼이 원포인트는 커녕 어느방면으로든 못써먹을 활약을 보인지라 기분이 미묘해졌습니다. 갑자기 아까워지네요.

 

어쩌면 왓슨과 7월까지의 에인절스는 맞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왓슨의 탈삼진율은 리그 하위권이지만 평균타구속도나 하드힛비율은 투수들중에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었습니다. 타자들의 타구를 무력화하는데 장점을 가진 왓슨에게 당시 메이저리그 최악의 수비진을 보여준 내야진을 갖다주니 왓슨에게는 무리인 일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시엔 데이비드 플레처도 좋지 못한 OAA를 보여줬으니..

 

그래도 자이언츠에서 나름 잘했으니 30대 중반임에도 불구하고 내년에도 어딘가에서 계약 잘하고 잘살겠죠. 클라우디오보다는 훨씬 미래가 밝습니다.

 

 

 

주니오르 게라 (Junior Guerra)

41경기 1선발 65.1이닝 5승 2패 0세이브 2홀드 2블론세이브

ERA 6.06 FIP 4.75 K/9 8.40 BB/9 6.34

fWAR 0.0 bWAR -0.3

 

최근 2년간 3점대의 불펜자원으로 준수한 활약을 하며 에인절스에 입성한 게라는 에인절스에서 방화범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단 구속의 하락이 너무 심했습니다. 2년간 주로 선발로 나와 애매한 활약을 했던 게라는 2019년부터 불펜으로 전향했는데,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약 1.7마일 가량 상승하며 구위의 효과를 제대로 봤지만 점점 평균구속이 떨어졌습니다. (94.6-93.9-93.0) 선발투수를 맡던 92~93마일정도의 평균구속을 불펜에서 보여주고 있으니 난타당할수밖에 없습니다.

 

게라도 이런 구속의 저하를 느낀 탓인지 싱커의 비중을 더 늘렸습니다. 원래 싱커를 많이 쓰던 게라였지만 올시즌은 포심보다 더 많이 사용했는데, 싱커의 평균구속은 무려 2마일이 더 떨어졌습니다. 변형패스트볼이라도 구속이 이렇게만치 떨어지면 힘겨운 싸움을 펼칠수밖에 없습니다. 선발 시절인 93마일보다 더 떨어진 92마일대의 싱커를 구사합니다.

 

그 밖에도 게라의 패스트볼 평균회전수가 급격하게 떨어졌는데, 그냥 전체적으로 공이 무뎌졌다라고밖에 생각이 들수밖에 없네요. 원래 K/9이 9 이상을 올라간적이 없어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낮은 K%를 기록하고 있는 게라지만 포심과 싱커를 60% 가까이 구사하던 게라인지라 치명적일수밖에 없습니다. 게라도 나름대로 자신의 브레이킹볼(슬라이더인지 커브인지, 아니면 두가지를 모두 섞어서 던지는지는 모르겠습니다)의 구사비율을 7% 가까이 올렸고, 1할대의 피안타율을 기록하며 효과를 보나 했지만 싱커의 피안타율이 3할4푼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게라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 어려웠습니다.

 

어쩌면 에인절스와의 상성이 맞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게라의 FIP는 커리어 내내 4점대 초반을 기록하다 올시즌 소폭 상승한 4점대 중후반(4.75)이었는데 그에 비해 훨씬 높은 6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올시즌 xERA는 2020년과 비슷하게 4점대 중반이었지만 3에 가까운 ERA였던 2020년과 다르게 비극을 맞이했으니까요. 패스트볼 구위가 심각하게 내려갔지만 여전히 효율적으로 억제하는 타구속도는 게라의 강점입니다. 게라의 평균 피타구속도,피하드힛비율,피배럴비율은 각각 리그 상위 13%,27%,8%입니다. 여전히 게라의 공은 타자들이 좋은 타구를 만들기 어렵습니다.

 

생각보다 괜찮은 FIP를 기록하고 높은 ERA를 기록한 투수들이 많은거 보면 고쳐야 할 부분은 투수파트가 아니라 수비가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매든 감독의 시프트 적중률이 나쁜것도 아닌데.. 결국 시즌 막판엔 부상자명단에 등재되며 시즌완주도 실패한 게라입니다. 어느덧 게라도 내년이면 나이가 만 37세이고, 노쇠화의 징조가 잘 드러나고 있는데.. 여기와의 이야기가 끝이라 해도 불러주는팀은 많을것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에서도 나름 이닝은 잘먹어줬으니까요. 반등의 여지도 있고.

 

 

 

스티브 시섹 (Steve Cishek)

74경기 68.1이닝 0승 2패 0세이브 21홀드 4블론세이브

ERA 3.42 FIP 3.74 K/9 8.43 BB/9 5.40

fWAR 0.9 bWAR 1.2

 

생각보다 준수한 스탯을 기록한 스티브 시섹입니다. 백만불의 가격은 충분히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원래 기복이 심한 선수보다 꾸준한 선수가 더 좋은 평가를 받지만 시섹에게는 해당이 안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시섹도 4월에 5점대를 기록하다 방어율을 쭉 내린 케이스긴 하지만 5월부터는 꾸준했으니....  어느 특정 시점에서 몰아맞은적은 없지만 잊을만하면 꾸준히 방어율을 올려주고, 또 잊을만 하면 블론세이브를 기록해주니까.. 올해 마지막 등판이던 시애틀전에서 월시의 극적 쓰리런으로 승기를 잡은 이후 등판했는데 2사만루를 견디지 못하고 2타점 적시타와 함께 장렬히 산화하며 2점대 방어율도 22번째 홀드도 날려버린걸 생각하면..

 

하지만 시섹은 에인절스에서 몇없는 꾸준한 불펜투수였습니다. 라이젤 이글레시아스도 4월달에는 불쇼를 저질렀으니 4월의 부진은 충분히 이해해줄수 있습니다. 실제로 시섹과 메이어스, 이글레시아스를 제외하면 시즌내내 주요한 자리에 위치한 불펜투수를 찾기 어렵습니다. 나머지는 초반에 필승조에 자리하다 점차 자리에서 밀려나거나 8월들어 로스터 대격변때 어쩌다 콜업된 축에 속하니..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은 결코 특급이라고 할수 없지만 에인절스에서 이만한 불펜투수조차 없었던게 사실이니까요. 말했듯이 꾸준함과 별개로 수시로 자책점을 올렸던 투수인지라 팬들의 실제 평가는 좋지 못합니다. 가장 많이 나온만큼 메이어스와 함께 임팩트있게 망한 경기가 많았으니까요.

 

시섹도 이제 나이가 36이지만 이 성적이라면 수요는 충분히 있을것으로 추정됩니다. 물론 재계약 확률은 5%도 안될거같네요. 서로 1년만 바라보고 한 계약이고, 에인절스 입장에서도 연봉 올려가면서 잡을 이유는 없으니.. 셋업맨 미만의 역할을 주면 제몫을 하겠죠.

 

 

 

마이크 메이어스 (Mike Mayers)

72경기 2선발 75이닝 5승 5패 2세이브 17홀드 3블론세이브

ERA 3.84 FIP 3.84 K/9 10.80 BB/9 3.12

fWAR 0.7 bWAR 1.5

 

생각보다 꾸준해서 상당히 놀란 불펜 메이어스입니다.

 

시즌 내내 망하다가 마지막에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방어율을 낮춘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5월달에 7점대를 기록한것을 다른 달들에 3점대 언저리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끊임없이 방어율을 낮췄습니다. 그렇다고 마지막에 못한건 아닙니다. 7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으니..

 

카디널스에서 방출된 메이어스를 주워온 이후 2020시즌 2.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어쩌다 에인절스의 유일하게 믿을만한 불펜자원이 되어버린 메이어스였습니다. 그때문에 팀에서도 이번시즌 8회 셋업맨의 자리까지 쥐어주고 기대를 했는데.. 은근히 부진했습니다. 특히 팀이 제대로 무너진 5월에 7점대를 기록하며 에인절스에게 악몽을 안겨줬습니다. 실제로 에인절스는 8회 평균자책점이 메이저리그 22위로 상당히 나빴습니다.

 

전체적으로 2020시즌보다 모든 서번트스탯이 나빠졌습니다. 어쩌면 작년 슬라이더 중심의 피칭이 독이 된듯 합니다. 작년에 슬라이더 비중을 포심보다 높였는데, 작년엔 좋은 활약으로 나타났지만 올해는 이보다 더 나빴습니다.

 

특이하게도 2019년의 포심 평균구속인 94.8마일에 비교해 포심의 평균구속이 크게 떨어진건 아니지만 (계속 94마일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의 평균구속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순식간에 평균 이하의 구속이 되었습니다. 현재 성적은 2019년보다 확실히 낫지만, 어쩌면 메이저리그의 구속 인플레의 희생양이 될지도 모를일입니다. 근데 정작 포심 피안타율은 더 낮네요.

 

시섹이나 메이어스나, 에인절스의 불펜상태를 보면 절해야 할 수준이지만 다른 리그의 투수들과 비교하면 평균, 어쩌면 그에 미치지 못하는 불펜투수고, 많이 나온만큼 많이 나와 팬들의 실망과 질책도 많이 받은 한해였습니다. 나이는 아직 29로 늙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발전가능성은 없는데.. 내년엔 3점대 초반정도 기대합니다. 아니면 그냥 방출당하는거고요.

 

 

 

라이젤 이글레시아스 (Raisel Iglesias)

65경기 70이닝 7승 5패 34세이브 0홀드 5블론세이브

ERA 2.57 FIP 2.83 K/9 13.24 BB/9 1.54

fWAR 2.0 bWAR 2.8

 

올시즌 최고의 영입이 아닐까요? 올시즌 영입한 선수들의 성과가 대부분 배드엔딩으로 끝났지만 이글레시아스를 선택한것만큼은 신의한수였습니다.

 

4월까지만해도 6점대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이번 선택도 실패한것처럼 보였습니다. 에인절스의 불펜에 쌓여진 장작을 화려하게 불태우며 에인절스 불펜잔혹사에 또하나의 이름이 추가되나 싶었는데.. 5월달부터 철벽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후반기의 평균자책점은 1.27, 에인절스의 빛이었습니다.

 

신시내티 레즈가 샐러리덤핑을 시도할때 데려온 자원인데, 정작 이러면서 윈나우를 노리던 에인절스보다 신시내티가 더 오랫동안 와일드카드를 잡고 물어진게 어이가 없긴 하네요. 이와중에 신시내티는 불펜 평균자책점 MLB 27위, 라이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며 탈락한게 슬픈 이야기라면 슬픈 이야기..

 

세이브상황에서는 특급이었지만,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는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것도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다만 그 세이브가 아닌 상황이 팀이 지고있거나, 대승하고 있을때가 아니라 동점상황일때긴 하지만..

 

화이트삭스와의 개막 4연전에서 어이없는 3루송구로 동점을 내주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에서 어이없음을 느꼈지만 이후에서는 정말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깔게 없네요. 특히 BB/9 1.54라는, 파이어볼러에게 어울리지 않는 볼넷비율을 보여주며 9회를 깔끔하게 끝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두손을 하늘로 올리는 특유의 세레머니도 있기에 짜릿함은 배가 되기도 했죠. 경기장에서 감정을 잘 드러내는 투수인지라, 8회 무사만루를 내야플라이-삼진-삼진으로 막고 포효하면 팬들과 함께 열광할수도 있었습니다.

 

구단에서도 재계약을 염두에 둔것 같습니다. 트레이드 데드라인때 가장 값어치가 높았던 이글레시아스와 콥을 모두 팔지 않았는데, 콥은 당시 물집문제로 부상자명단에 올라가있던 상태라 팔기 쉽지 않았다는게 이해가 가도, 이글레시아스는 구단이 재계약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단거밖에 판단이 안섭니다. 이글레시아스 역시 콥과 함께 에인절스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며 재계약에 긍정적인 뜻을 내비췄습니다. 현재 1년에 8m을 받는 이글레시아스인데, 미나시안 단장은 총액 50m 이내로 생각하고 있다고 하네요. 오버페이는 안된다지만 이글레시아스와의 협상이 원만하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