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기적을 바라며 언제나 희망을 잃지 말자
LA ANGELS

2021 LA 에인절스 총평

by abaabba 2021. 10. 13.
728x90

2021 LA ANGELS

77승 85패 승률 .475 (AL 공동 10위)

팀타율 .245 (AL 6위) 팀홈런 190개 (AL 12위) 팀 wRC+ 94 (AL 9위)

팀 ERA 4.68 (AL 12위) 팀 FIP 4.25 (AL 8위)

선발 ERA 4.78 (AL 10위) 불펜 ERA 4.57 (AL 14위)

 

올해도 에인절스는 포스트시즌은 커녕 5할달성에 실패했습니다.

 

PS에 마지막으로 진출한것도 7년 전, 5할 달성은 6년 전이네요. 올시즌 시애틀이 진출했으면 현재 최장 PS 진출실패순위가 2위로 한계단 더 올라갈뻔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똑같이 2014년에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팀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올해 에인절스와 똑같이 77승 85패를 기록했네요.

 

이번에도 포스트시즌은 남의 일이었고, 에인절스 팬들은 철저히 제3자의 시각으로 포스트시즌을 감상해야만 했습니다.

 

선수들의 리뷰는 네번에 걸쳐서 썼지만, 팀 전체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기 때문에.. 몇가지 키워드로 올해 다사다난했던 에인절스를 정리해보려 합니다.

 

 

 

 

1. 역대 최악의 부상병동, 전혀 밥값을 하지 못한 고액연봉자

 

올시즌 에인절스는 역대로 따져도 가장 비효율적인 로스터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기대 이하였던 고액연봉자들이 있었습니다.

 

애초에 올시즌 에인절스에 제대로 된 활약을 한 선수가 드물다지만.. 그것을 감안해도 에인절스 선수들의 성적은 좋지 않았습니다.

 

2021시즌에 에인절스에서 1000만달러 이상의 연봉을 수령하는 선수는 트라웃,렌던,업튼,푸홀스 총 네명이었고, 모두 타자인데, 이 네명이 에인절스에서 총 217경기를 출장했습니다. 산술적으로 출장할수 있는 경기의 33.5%밖에 출장하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이 출장경기수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타자는 가장 생산성이 좋지 않은 저스틴 업튼입니다.

 

푸홀스는 에인절스와의 마지막 시즌에도 1할을 친 뒤 다저스로 이적했습니다. 마지막에는 감독에게 자신을 기용하지 않는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뒤 쫓겨나는 추태까지 보여주는 가지가지함을 보여줬습니다.

 

트라웃은 올시즌 30경기도 출장하지 못하며 다시 한번 건강함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켰습니다. 다음시즌엔 마쉬도 있는데 좌익수 전향을 할까요? 시즌아웃 이전 극심한 무안타 부진도 그렇고, 우려와 실망 모두 가득했던 트라웃답지 않던 시즌이었습니다.

 

렌던은 올시즌 최악의 타자이자 가장 실망스러운 선수 중 한명이었습니다. 세차례의 부상, 복귀 이후 최악의 페이스, 살아나나 싶다가도 다시 부상당하는 걸 보면 악귀라도 씌였던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엔 고관절 부상.. 야구선수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부위 중 하나라 우려가 심합니다.

 

업튼은 6월까지 ops 0.8을 기록하며 그래도 지난 두시즌보단 낫나 싶었지만.. 후반기 역대급 페이스를 보여주며 가장 좋지 않은 비율스탯을 보여줬습니다. 결론적으로 가장 출전했고, 가장 못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내년엔 더 안좋은 모습을 보여줄텐데, 더욱더 우려되네요.

 

 

 

 

그 밖에도 수많은 부상들이 자리잡은덕에, 에인절스의 부상자 로스터 페이롤은 사상 최초로 100m을 돌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2위에 위치해있는 파드리스와 양키스,다저스 모두 올시즌 부상자들로 고생을 많이 한 구단인데, 에인절스는 이 구단들의 2배라는 점이 현재 에인절스의 상태를 대충 예상할수 있게 만듭니다.

 

그덕에 올시즌 에인절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페이롤 7위에도 불구하고 시즌 막판 26인 로스터에는 단 3000만달러만 쓰는 기적을 보여줬습니다. MLB 전체 26위이며 돈이 없어 가난한 구단이라는 소리까지 듣는 오클랜드,탬파베이,클리블랜드보다도 26인 로스터의 페이롤이 낮습니다.

 

단순히 부상자 명단에만 돈을 쏟은게 아닙니다. RETAINED ROSTER, DFA나 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연봉보조나 남은 연봉등을 처리하는 로스터에도 에인절스는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에인절스는 여기서 ML 4위를 차지했는데, 다행인것 같나요? 그 위에 있는 컵스,레인저스,워싱턴 내셔널스는 유망주를 얻고 내년 이후 샐러리를 아끼기 위해 브라이언트,리조,바에즈,깁슨,갈로,슈와버,슈어저,터너등을 팔아치워 생긴 로스터입니다. 물론 텍사스도 이 로스터에 앤드루스,오도어,크리스데이비스등 쓸데없는 선수들이 끼어있지만.. 팔아봤자 히니랑 왓슨밖에 팔지 않은 에인절스가 4위라는게 놀라울 지경입니다.

 

올시즌 에인절스는 8월 이후 가망이 없어보이고 반등 가능성이 없는 선수들을 빠르게 DFA 처리하며 로스터를 비웠는데, 이미 그 이전에 쫓겨난 푸홀스를 비롯해 수많은 선수들이 팀을 떠나 또 페이롤은 낭비되었습니다. 애초에 그 선수들이 그 연봉을 받는게 잘못된 일인지라 프런트를 탓하고 싶지 않네요.

 

 

 

 

 

 

2. 그럭저럭 전반기 타선, 엉망진창 후반기 타선

 

에인절스의 타선은 후반기 가파른 추락을 경험했습니다.

 

전반기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타율 5위, wRC+ 4위를 기록했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스탯이었지만.. 후반기 타격스탯만 추려보면 에인절스는 wRC+ 아메리칸리그 14위, 타율 아메리칸리그 15위(최하위)로 최악의 생산성을 보였습니다.

 

전반기 그래도 어느정도 있었던 트라웃과 렌던이 후반기에는 한경기도 모습을 보이지 않은 탓도 당연히 있고,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백업 멤버들의 경기수가 급격히 늘어나긴 했지만.. 레귤러 멤버들의 후반기 부진이 상당히 큽니다.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전반기와 후반기의 차이가 무시무시합니다. 어디서부터 망가졌는지 원인을 파악하는것 자체가 힘이 듭니다. 특히 업튼은 후반기 wRC+가 100이 떨어지고 타율과 장타율이 반토막이 나는 기적을 경험했는데, 6월 한창 좋은 페이스를 보이다 등부상을 당한 이후 다시는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이후 부상으로 시즌아웃당해 시즌 완주조차 실패한건 덤입니다.

 

그나마 월시가 타율 방어에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장타율이 너무 떨어져 결국 30홈런 달성에 실패했습니다. 나머지 선수들은 주전이 아까운 정도로 떨어지고, 그나마 오타니의 생산성이 괜찮다지만 전반기의 오타니와 비교하면 너무 초라해집니다.

 

 

 

 

주전들의 줄부상과 DFA행진, 그리고 남은 선수들의 부진까지.. 결국 에인절스는 주전을 하기에 모자란 백업 야수들을 대거 출장시키며 뎁스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체감했습니다.

 

실제로 시즌 전 구상한 업튼-트라웃-파울러의 외야진과 달리 후반기에는 아델-마쉬-라가레스 조합으로 경기에 나섰고, 에인절스에서 가장 주목받는 야수유망주 두명이자 절친 아델과 마쉬는 이번시즌 꾸준히 기회를 받았습니다.

 

성장가능성이나 발전 뭐 이런걸 빼고 순전히 이번시즌 결과로만 말하자면, 이 두 선수는 리그 평균보다 못한 타자들이었고, 잘치는 날도 있었지만 못치는 날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도 아무런 가능성이 없냐 물으면 그건 당연히 아니다만..

 

올시즌 에인절스의 베스트 라인업은 가동되는 날이 적었고, 백업 멤버들은 전반기엔 괜찮았을지 몰라도 후반기에 끔찍한 부진을 겪었습니다. 결국 이건 후반기 5할을 다 깎아먹게 되는 이유이자 답답한 경기가 연속으로 나오게 된 이유가 됩니다.

 

 

 

 

3. 올해도 10승 투수 0명

 

올해에도 에인절스는 제대로된 선발로테이션 한번 길게 못돌려보고 10승투수 배출에 실패했습니다. 2018년 제이미 바리아가 10승을 달성한 이후 3년 연속 10승투수 배출 실패입니다. 2020년은 단축시즌이었다고 하지만..

 

우선 에인절스의 시즌 초반 예상 선발진은 번디-히니-캐닝-퀸타나-콥-오타니로 이어지는 6선발 로테이션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퀸타나와 캐닝이 부진을 하게 되는 상수같은 변수가 하나 일어납니다.

 

이후 퀸타나가 빠지고, 콥이 부상으로 빠지고, 번디까지 열사병으로 구토를 한 이후 쫓겨나고.. 에인절스의 선발로테이션은 다시 조정을 하게 되었고, 그 일환으로 산도발,수아레즈,바리아가 들어왔습니다. 그나마 이 세명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주며 이닝이 잘돌아가나 싶었는데.. 콥이 다시 물집과 손목 부상으로 장기간 IL에 등재되고, 앤드류 히니가 양키스로 떠나면서 다시 로테이션에 구멍이 왕창 생기게 됩니다.

 

이와중에 잘던져주던 산도발도 허리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고, 결국 번디가 돌아왔다가 어깨 부상으로 번디마저 시즌아웃. 캐닝은 마이너로 쫓겨나고 거기서 그대로 시즌을 마쳤고, 예상보다 일찍 콜업하게 된 투수 1순위 유망주 디트머스는 부진을 거듭하다 바로 부상자 명단으로 떠났습니다. 결국 에인절스는 오타니,수아레즈,바리아 말고 선발로 낼 투수가 없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패키 노튼,제이슨 정크,조나단 디아즈등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뛰기엔 부족하다는 평을 듣는 선수들을 '선수가 없어서' 콜업하거나 불펜데이를 운영하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뛰었습니다.

 

일단 로테이션을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해준 선발은 없었습니다. 그나마 가장 많은 이닝을 먹은 오타니도 물집 부상이나 팔 통증으로 로테이션을 몇번 걸렀으니까요. 어쩌면 투타겸업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가 팀내에서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는게 현주소 아닐까 싶습니다.

 

 

 

 

그나마 수아레즈와 산도발에 바리아, 이 세명이 그나마 괜찮은 활약을 했다는 것이 에인절스에겐 위안이 될까요?

 

전반기에 AL 12위였던 선발진 ERA가 후반기에 8위까지 올라갔습니다.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하여튼 발전이 맞긴 합니다.

 

타선의 부진은 고액 연봉자들의 장기부상으로 탓을 넘길수라도 있지, 투수진의 부진은 불운으로 치부하긴 힘듭니다. 번디와 히니가 건강했을때도 선발 로테이션진은 엉망진창이었으며, 심지어 그 선발진중에 번디,히니,콥,퀸타나는 이번시즌이 끝나고 FA가 됩니다.

 

후반기에 너무나도 험악했던 타선이 너무 드라마틱하게 보이지만, 결국 에인절스 최대 문제점은 투수진이라는 점만 더 강조된 꼴이네요. 그러니까 선발진 좀 샀으면 좋겠습니다.

 

 

 

 

4. 방구석 여포의 중요성

 

보통 사람들이 이야기를 할때 방구석 여포는 부정적인 뉘앙스를 가진 단어로 들리지만, 에인절스에겐 방구석 여포라는 칭호가 절실한것 같습니다.

 

놀랍게도 에인절스는 AL 서부 팀들을 제외한 팀들을 상대로 .558이라는 높은 승률을 거뒀습니다. AL 서부 제외 .534의 승률을 기록한 휴스턴 애스트로스보다 꽤나 높은 성적입니다.

 

실제로 매우 적은 샘플이긴 하지만 에인절스보다 승률이 훨씬 높은 보스턴(3승 3패),양키스(4승 3패),토론토(4승 3패),화이트삭스(5승 2패),다저스(3승 3패) 상대로 선전했고, 승률이 비슷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6승 1패로 압살하는 모습까지 보였습니다.

 

방 바깥에서의 에인절스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구단이었습니다. 5할5푼8리라는 승률은 와일드카드 경쟁에 참여할 수 있을만큼 높은 승률입니다.

 

 

 

 

하지만 에인절스가 경쟁조차 하지 못한 이유는 처절하게 약했던 AL 서부 팀들과의 대결,

 

오클랜드,시애틀,휴스턴,텍사스를 상대로 .382의 승률을 거뒀습니다. 휴스턴은 AL 서부팀들을 상대로 .644의 승률을 거둬 여유롭게 지구 우승을 차지했는데.. 에인절스는 불행하게도 그러지 못했습니다.

 

텍사스에게 그나마 우위를 거뒀지만 현재 강도높은 탱킹을 하고 있는 텍사스를 상대로도 11승 8패밖에 기록하지 못했다고 말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0승 9패로 치열하게 게임한 오클랜드보단 낫다 싶지만.. 6할의 승률을 일찌감치 뛰어넘는 시애틀(13승 6패)과 휴스턴(14승 5패)의 텍사스 학살기를 보면 아쉬워집니다.

 

저 세팀 말고도 인디언스나 탬파베이처럼 상성이 극악이었던 팀들은 꽤 있었는데, 상성이 한번 약하면 그 팀의 분위기에 상관없이 끝까지 털렸습니다. 계속해서 페이스가 무너지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밀려나게 된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깔끔한 3전 전패를 당했다던가, 마찬가지로 시애틀과의 시리즈를 계속 놓치며 와일드카드가 사실상 멀어졌던 오클랜드를 상대로 또 스윕을 당하며 오클랜드와의 상대전적은 4승 15패, 2할5푼도 하지 못한 굴욕적인 승률이었습니다.

 

이번시즌 아메리칸 리그 서부는 정석적이면서도 특이한 먹이사슬 구조를 유지했습니다. 1위인 휴스턴은 나머지 네팀 상대로 철저한 우위를 거두고 있고, 지구 2위인 시애틀도 휴스턴을 제외한 3팀에게 우위, 오클랜드는 에인절스와 텍사스를 상대로 우위를 거뒀고, 에인절스는 텍사스 상대로만 우위를 거두고 나머지 세팀에게 처참하게 털렸습니다. 결국 시즌의 반 가량은 같은 지구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얻어야 하고, 이런 점을 감안하면 올시즌 에인절스의 성적은 변명할 거리가 없습니다. 에인절스가 이기기 위해서는 우선 AL 서부 내부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오타니, 오타니, 오타니

 

결국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에인절스 팬들이 계속 야구를 볼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은 단연 오타니가 아닐까요?

 

후반기의 타자로서의 부진은 아쉬웠지만 올시즌 오타니는 투타겸업이라는 의문스러운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번시즌 오타니는 규정이닝을 채우진 못했지만 투수와 타자 모두 최고 수준으로 마무리했다는 것도 더 오타니를 뿌듯하게 만들어 줄것 같습니다.

 

오타니의 wRC+는 아메리칸 리그 2위고, 리그 전체로 따져도 5위입니다. 그위의 4명인 하퍼,블게주,타티스주니어,소토 모두 리그 최상위권 타자라는 평가를 듣는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오타니도 올해 리그 최상위권 타자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겁니다.

 

투수쪽은 어떨까요? 오타니의 투수 bWAR은 아메리칸리그 7위입니다. fWAR은 꽤나 낮은편이지만, 개인적으로 bWAR을 더 신뢰하기 때문에.. 아메리칸 리그가 15개의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타니는 왠만한 팀에서 1선발을 노려볼만한 위치고, 선발진이 탄탄한 팀으로 가도 2~3선발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겁니다. 또한 오타니가 이번시즌 130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오타니의 피칭 퀄리티 자체는 훨씬 더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누구는 이번시즌 오타니의 활약이 못미덥다라고 말할수 있겠지만.. 결국 후반기 타자로서의 부진이 그러한 평가를 만든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후반기 오타니는 전반기 오타니에 비해 별로였습니다. 미친듯이 홈런을 뽑아내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는 집중견제 때문에 제대로 된 기회마저 갖지 못했고, 결국 시즌 막판에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살바도르 페레즈에게 홈런 순위를 빼앗기기까지 하며 결국 동양인 최초의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기록 달성엔 실패하게 됩니다.

 

변호를 해주자면 오타니를 위한 타자들의 지원이 너무 부족하여 오타니 혼자 집중견제를 당하며 외로운 사투를 이어갔다는 것이고, 따끔하게 비판하자면 똑같은 리스크(홈런더비와 주축 타자들의 이탈)를 안고도 5할이 넘는 출루율과 3할 후반대의 후반기 타율을 기록하며 스탯을 대폭 올린 후안 소토의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오타니에게 변명거리가 있지만, 그 변명거리 하나만으로 면죄부가 주어지지는 못합니다. 결국 기어코 홈런을 추가해 100타점에 성공한 시애틀과의 마지막 경기처럼 오타니는 나름대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후반기의 오타니는 실망으로만 가득한건 아니었습니다. 오타니의 전반기 ERA는 3.49였지만, 후반기 ERA는 2.84로 많이 내려갔습니다. 팔 부상 이후 돌아온 경기들에서는 물집 부상 우려로 제대로 던지지 못했던 스플리터까지 제대로 던지기 시작하며 시애틀과 오클랜드의 타자들을 잠재우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국 10승 달성엔 실패했지만.. 투수로서의 오타니는 제구부터 완급조절,돌아온 구속에 변화구 구사까지.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10승 달성에 실패하며 최후의 방점을 찍지 못한것처럼 보이지만, 100이닝-100삼진-100득점-100타점-100안타는 충분히 의미있는 기록이고, 제대로 된 투타겸업 시즌을 찍은 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이제 투웨이의 꿈이 허황된것만은 아님을 증명한 오타니. 이제는 이 건강함을 계속해서 유지해야 된다는 과제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오타니 팬들이 기대하는 FA 대박을 이뤄내지 않을까요?

 

오타니가 올해 AL MVP 수상이 유력해지며, 에인절스는 트라웃 이후 또다른 MVP 홀더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5할의 승률을 찍는데에는 실패했네요. 트라웃과 오타니의 웃는모습을 볼수 있을까요? 아니, 둘의 시너지를 자주 볼수는 있을까요?

 

 

 

 

 

6. 올시즌 에인절스가 남긴 것

 

그냥 팬들의 좌절이 끝 아닐까요?

 

오타니 말고는 정말 남은게 없는거 같은데.. 어쨌든 주전진의 줄부상이라는 탐탁찮은 일때문이기도 했지만 많은 유망주들이 선을 보이며 팬들에게 얼굴을 비췄습니다.

 

아델과 마쉬가 그 예시고, C로드도 부상만 아니었으면 더 많이 얼굴을 비췄을겁니다. 그밖에도 부진한 활약을 보였지만 희망을 놓진 못하겠는 디트머스와 깜짝 활약을 보이며 시애틀전 승리를 주도한 조나단 디아즈, 세부수치는 좋지 못하지만 기존 에인절스 투수들에게 보지 못한 깔끔한 투구수 관리를 보여준 제이슨 정크와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것만 보여준 패키 노튼,맷 타이스까지... 트리플A에서 어느정도 뛰었다 싶으면 모두 다 콜업되는 마법을 보여줬습니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에인절스가 내년시즌 성공하기 위해서는 아델과 마쉬를 제외한 나머지가 1군 레귤러가 되면 안됩니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도 보여주지 못한 어린 자원이기 때문에.. 이번 오프시즌에서도 에인절스는 주전급을 영입해야 하고, 그 주전급을 오래 유지시켜줄 건강함을 찾아야 할것입니다.

 

 

 

 

 

2021시즌 전 (정확히는 오프시즌 도중) 에인절스의 예상 뎁스차트였습니다. 여기에 바리아,산도발 대신 퀸타나와 콥, 아델 대신 파울러, 벰붐대신 스즈키를 추가하면 대충 생각했던것과 비슷했는데..

 

문제는 여기서 풀타임을 소화한 선수는 오타니와 플레처가 끝이었습니다. 그나마 불펜으로 보면 선수들이 많다지만 불펜은 불펜인지라..

 

선수단의 퀄리티를 떠나 베스트라인업이 이렇게 운용이 된다면 어떤팀이든 포스트시즌은 힘들것입니다. 어쩌면 올시즌 선발투수보다 더 간절했던건 에인절스의 건강함이었을 겁니다.

 

 

 

페리 미나시안 단장도 이 문제를 모르는건 아닙니다. 미나시안 단장은 이번 오프시즌에서 선발투수의 보강과 의료진 개혁을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못미더운건 사실. 의료진 개혁은 우리가 직접 볼수도 없고 그저 내년 경과만 지켜볼수밖에 없을 뿐이고, 선발 투수의 보강은 에플러 단장도 수도 없이 약속했습니다.

 

2018시즌 이후 제대로된 에이스 선발투수의 보강을 약속하며 카이클,코빈,햅,모튼 등 프론트라인급 선발을 기대했던 팬들에게 대신 맷 하비 1년 11m 계약으로 제대로 통수를 치고, 2019시즌 이후에도 게릿 콜 올인에 실패한 뒤 그저 테헤란과 번디 영입으로 끝을 내 팬들의 실망만 안겨준 에플러 단장의 이야기도 있었기 때문에 미나시안을 온전히 믿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결국 못믿어서는 아무것도 되는게 없고, 팬이라면 믿는 수밖에 없죠. 결국 이번에도 선발투수 한명은 영입하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오프시즌을 보내려 합니다.

 

내년 에인절스는 제대로 된 1선발을 장착할 수 있을까요? 내년 베스트 라인업은 몇경기나 나올까요?

 

7시즌동안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준 에인절스.내년에는 제발 팬들의 기다림이 빛을 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