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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을 바라며 언제나 희망을 잃지 말자
LA ANGELS

임박한 NL 지명타자제도, 더 다양해진 오타니의 선택지

by abaabba 2021.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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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리그 역사상 첫 지명타자 실버슬러거 수상자 마르셀 오주나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제도 도입이 임박했다.

 

지명타자 제도가 있는 아메리칸 리그와 달리 내셔널리그는 여전히 투수가 타자까지 소화해야 하는, 좋게 보면 전통적이고 나쁘게 보면 구시대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2020년을 기점으로 지명타자제로 바꾸자는 여론이 상당해지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단축시즌 중 새로운 제도였던 내셔널리그 지명타자제도가 예상외로 좋은 반응을 얻자 지명타자제도 도입이 더 빨라지고, 현재 기자들과 팬들은 당장 내년인 2022년부터 내셔널리그에도 지명타자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몇몇 팬들은 야구의 낭만이 사라진다고 하고, 그레인키와 범가너같은 잘치는 투수들, 그리고 류현진이나 박찬호 같은 한국인 투수들의 뜬금포를 볼수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이제는 저 투수들의 타격이 '특이한 것'이 되버린 이상 어쩔수 없는 흐름이라 생각된다. 아메리칸 리그에 처음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될 당시 수비를 안하는 선수가 어떻게 있냐, 비정상적인 일이다라고 했다고 하는데.. 생각은 시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레인키나 범가너의 타격이 우수하다 해도 '투수치고' 우수한 정도이지 정말 다른 타자들과 비교하면 당연하게도 형편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투수의 안타라는 특이한 장면을 보기 위해서 감수해야 하는 아웃카운트는 너무 많다.

 

 

 

결론적으로, 지명타자제도는 선수들에게 큰 이득이다.

 

이미 아메리칸 리그에 지명타자 제도 덕에 나이 40까지 선수생활을 한 선수들이 많은데, 내셔널 리그에서도 그런 선수들이 생긴다면 수비 때문에 은퇴해야 했던 선수들의 수는 더 줄어들 것이다.

 

내셔널리그 구단 프런트들은 이제 지명타자 자리까지 들어갈 선수의 페이롤까지 계산해야 해서 골치아파지긴 하겠지만.. 그만큼 타순에 대한 고민을 한층 덜수 있으니 다행일 것이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구단들도 지명타자제도가 생기면 과포화된 내야/외야를 지명타자를 이용해 체력관리를 하려고 하거나, 수비 문제때문에 쓰기 어려운 선수들을 가진 구단들이 꽤 많아서 정말 지명타자를 본격적으로 사야 하는 구단의 수는 적을 것이다.

 

실제로 마르셀 오주나는 FA 재수시즌에 원래 외야수를 봐야 했지만 지명타자 제도가 일시적으로 허용된 덕에 타격에만 전념할 수 있었고, 60경기뿐이긴 하지만 1을 넘는 ops를 기록하며 최정상급 타자로 각성하면서도 카디널스 이적 이후 바닥을 기던 수비실력까지 감추며 FA대박계약에 성공했다. 물론 다음시즌 다시 외야수를 겸업하며 타격까지 망가지고, 가정폭력 사건으로 중도아웃되긴 했지만..

 

이제 내셔널리그에서 오주나같은 사례가 충분히 나올수 있다는 뜻이다. 아메리칸 리그에서도 (약쟁이지만)오티즈와 크루즈처럼 수비가 심각했지만 좋은 타격능력으로 오랫동안 지명타자 자리에서 활약한 선수들도 있었으니..

 

어떻게 보면 손해인 부분은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소식이 들려오면 아메리칸 리그 팀들은 큰 상관이 없겠지만, 내셔널리그 구단들보다 더 생각이 많아질 구단은 LA에인절스. 이유는 당연히 오타니다.

 

필자도 그랬고, 모두가 오타니의 FA때 실질적인 경쟁팀들은 아메리칸 리그 팀들로 제한했었다. 물론 내셔널리그에서도 가능하겠지만, 지명타자가 없는 내셔널리그상 투타겸업은 풀타임 투수로 뛰며 타자로 나서는 날을 줄이거나, 수비를 익혀서 정말 한명의 야수가 되는수밖에 없었다. 오타니가 이번시즌 우익수로 몇번 경기를 나섰고, 작년 투수 커리어가 위험해졌을때 1루 수비훈련을 하긴 했지만 정말 간단하게 한 수준인 상황에서 불가능한 시나리오라 생각하면 된다.

 

여건상 내셔널리그에서 온전한 투타겸업을 이룰 수 없고, 수비가 되지 않는 오타니의 상황상 그냥 타격까지 되는 투수정도에 그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NL행 가능성은 별로 생각 안했는데.. 내셔널리그도 지명타자를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타니를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쓸 수 있는 구단들은 많기 때문이다. (비록 그 당시에는 최저연봉으로 쓸수 있었고, FA시 엄청난 연봉을 받기 때문에 대폭 줄어들겠지만) 오타니의 포스팅 당시 볼티모어,클리블랜드,마이애미를 제외한 27개의 구단이 영입전에 참여하기도 했고, 최종 협상팀 7팀에는 오히려 내셔널리그 팀들이 아메리칸리그팀들보다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컵스,다저스,샌디에이고,자이언츠). 실제로 에인절스 이적 직전까지 오타니의 유력행선지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나 샌디에이고가 꼽혔으니... 이 7팀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았지만 내셔널리그 소속팀인 신시내티 레즈는 공을 들인 동영상과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말해주며 오타니에 대한 열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제 오타니가 다른 팀으로 이적한다면, FA선수로서 엄청난 연봉을 요구할것이기 때문에 큰 돈을 쓸수 없는 신시내티 레즈는 참여할 확률이 적고, 그 밖에 많은 구단들도 영입전에서 빠지겠지만, 분명히 수요는 꽤나 있을것이고, 영입전에 진지하게 참여할 구단도 많을 것이다. 투수까지 타격을 할때도 확실한 활용 방안까지 보여주며 오타니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던 내셔널리그 구단들인데, 지명타자 제도까지 생긴다면 적잖은 구단들이 경쟁에 참여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타니의 FA에 대해서, 생각보다 경쟁에 뛰어들 팀이 적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타니의 포스팅때 가장 열렬한 구애를 했던 양키스는 오타니 영입 실패 이후 스탠튼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사실상 지명타자 자리를 몇년간 꽉 채웠기 때문이다. 양키스가 애런 저지까지 잔류시킨다면 오타니를 영입할 확률은 더욱더 줄어든다.

 

그리고 내셔널리그 구단들이 정말 엄청난 연봉을 지불하며 오타니를 영입할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했다. 오타니의 엄청난 연봉이 예상되는 이유는 로스터에서 (포스트시즌을 노리는 구단 기준)2~3선발 자리와 지명타자 자리를 모두 해결해줄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JD가 떠날 가능성이 있는 보스턴과 이제 몇년전 로빈슨 카노처럼 빅딜을 할 필요성이 있는 시애틀을 제외하면 정말 오타니가 절실한 구단은 없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내셔널리그의 빅마켓들도 오타니를 노릴수있고 다양하게 활용할수 있다. 내년에 지명타자가 시행될지는 미지수지만 오타니의 FA시기때는 분명 지명타자가 있을것이다.

 

 

 

 

 

결국 원래부터 나오고 있던 연장계약이야기가 더 심화되고 있는데, 과연 성사될지? 오타니는 MLB의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연장계약 대신 시장에 나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타티스주니어도 연장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굳이 그렇게까지 할 선수는 아니라 본다.

 

사실 필자는 올해 끝나고 연장계약을 맺는건 너무 위험한 도박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낮아지더라도 한시즌을 더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인데..이런 생각을 빼고 봐도 현재 오타니가 연장계약을 맺기는 어렵다.

 

올시즌이 끝나고 페이롤이 대거 비워지긴 하지만, 아직 저스틴 업튼이라는 큰 똥이 남아있고, 지금 메꿔야 할 구멍이 한두군데가 아니라 오타니와의 장기계약을 섣불리 앞당기면 페이롤 계산에 차질이 생긴다.

 

무엇보다 모레노 구단주가 사치세 넘기는걸 병적으로 싫어하고, 사실 항상 페이롤 상위권을 차지하지만 안전성을 더 생각해 사치세 한도보다 3~5천만불 더 적게 팀을 꾸려야 하기 때문에.. 지금 계약은 꽤나 힘들다.

 

 

 

 

오른쪽에 멕시코산 배불뚝이 구단주는 자기돈을 쓰는 것임에도 큰 고민을 안하겠지만.. 미나시안의 고민은 커져간다.

 

지금 메꿔야 할 구멍이 한두군데도 아닌데, 오타니의 연장계약에 대한 고민이 생각보다 더 빨리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선순위는 당연히 투수일 것이고, 미나시안도 수차례 그런 인터뷰를 했지만 매년 숙제가 쌓여있는 숙제쟁이 에인절스에 부임한 이상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하는건 숙명일지도 모른다.

 

오타니 역시 내셔널리그로 갈수 있는 길이 열림에 따라 행선지도 다양해지고, 치열해질 영입전에 따라 더 많은 돈을 받을수 있는데.. 이를 증명하려면 2021년처럼 건강에 대한 증명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다가오는 2022~23시즌에서의 활약이 더욱더 중요해질듯. 그렇게 되면 에인절스도 PS에 나갈 확률이 높아질텐데.. 그냥 잘했으면 좋겠다. 제발...

 

 

 

 

 

이와중에 뜬금없는 이득을 보는 인물..

 

더이상 야구판에 보기 싫은데, 도미니칸 리그까지 출전하며 재취업에 대한 의지를 활활 불태우고 있는 상황에서 내셔널리그에 지명타자가 생긴건 분명 얘한텐 호재다.

 

정말 아득바득 나와서 700홈런을 위해 새 계약을 맺을까? 어쩌면 기회를 주장하다가 한번쯤 마일스톤과 관중효과를 노리며 영입하는 탱킹 팀의 헐값제안은 뻥 찰지도 모르겠다. 얘는 원래 그런 얘니까